식욕조절 기전과 비만, J Korean Diabetes 2022;23:89-96
중추신경계의 식욕조절 기전
시상하부(hypothalamus)
식욕과 체중 조절에 가장 중요한 부위이다.
시상하부의 궁상핵(arcuate nucleus, ARC)은 제3뇌실(third ventricle)과 혈액-뇌 장벽 (blood-brain barrier)의 손실이 있는 median eminence 에 인접하여 혈액 내 순환하는 영양소와 호르몬을 일차적으로 감지할 수 있다.
ARC에는 식욕을 억제하는 기능을 가진 pro-opiomelanocortin (POMC) 신경세포와 식욕을 촉진하는 기능을 가진 neuropeptide Y (NPY)/agouti-related peptide (AgRP) 신경세포의 두 가지 별개의 신경세포 집단이 있다.
POMC 신경세포는 POMC의 전사 후 처리에 의해 식욕을 감소시키는 신경펩티드인 α-melanocyte stimulating hormone (α-MSH)을 생성한다. α-MSH는 실방핵(paraventricular nucleus, PVN)을 포함한 중추신경계 의 여러 부위에 위치한 표적 신경세포의 멜라노코르틴-4수 용체(melanocortin-4 receptor, MC4R)에 작용하여 식욕 을 억제하고 에너지대사를 증가시킨다.
반면, 식욕을 촉진하는 신경펩티드인 AgRP는 MC4R의 inverse agonist로 작용 하여 α-MSH의 작용을 방해한다. 중추신경계 내에 α-MSH, AgRP, MC4R로 이루어지는 식욕조절 회로를 멜라노코르틴 경로(melanocortin pathway)라고 부른다[6].
한편, NPY 는 멜라노코르틴 경로와는 별개로 표적 신경세포의 Y수용체 에 작용하여 식욕을 촉진하는 효과를 가진다[7]
POMC 신경세포에는 세로토닌2C수용체(5-HT2CR)가 존재하여 세로토닌(serotonin, 5-hydroxytryptamine, 5-HT)의 식욕억제 및 혈당조절 기능을 매개한다.
로카세린(lorcaserin, 상품명 Belviq)은 선택적 5-HT2C수용체작용제로, POMC 뉴런 내 5-HT2CR 신호 전달을 통해 POMC 신경세포의 흥분성을 증가시켜 식욕억제 효과를 나타낸다. 로카세린의 경우 암 발병률 증가와의 연관성에 의해 2020년 시장에서 판 매 중단되었다[9].
펜터민은 시상하부에서 에피네프린의 분비 를 증가시켜 식욕을 억제하여, 단독요법으로는 비만치료에 단 기 사용이 승인되었다.
펜터민과 토피라메이트 지속형 복합제 제(phentermine/topiramate CR, 상품명 Qsymia)는 펜터민과 간질발작 치료 및 편두통 예방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토피라메이트의 장기 작용 조합으로, 2012년 비만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다. 토피라메이트의 식욕조절 기전은 아직 확실하게 밝 혀져 있지 않으나, 시상하부 γ-aminobutyric acid (GABA) 수용체 매개 억제 전류의 유도를 통한 음식섭취 감소 및 에너지소비의 증가가 하나의 기전으로 생각된다.
부프로피온 과 날트렉손 복합제인 콘트라브(bupropion/naltrexone, 상품명 Contrave)는 2014년 FDA에서 비만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
부프로피온은 항우울제 및 금연보조치료제로 사용된다. 노르에피네프린 및 도파민 재흡수 억제제로 시상하부에 농도가 증가하면 POMC를 활성화한다. 비만 환자에서는 도파민 활성이 감소되어 있으므로[11], 부프로피온의 투여는 낮은 도파민 활성 수준을 개선시켜 음식섭취를 억제하고 에너지소비를 증가시킨다.
날트렉손은 알코올 의존 치료 나 아편류의 효과 차단에 사용하는 μ-opioid 수용체 길항제로, 시상하부에서 방출되는 β-엔돌핀이 opioid 수용체의 억제를 통해 섭식을 자극하는 효과를 차단한다. 단독 요법으로 체중감소를 일으키지 않지만, 부프로피온과 병용하면 음식섭취를 감소시킨다. 이는 내인성 opioid에 의해 자가 억제되는 POMC가 부프로피온의 식욕억제 효과를 감소시킬 수 있는 데, opioid 길항제인 날트렉손을 추가하면 부프로피온에 의한 POMC 활성화를 유지하여 식욕억제에 시너지 효과를 가지기 때문이다.
뇌간(brain stem)
식욕조절 관련한 또 다른 핵심적인 뇌 부위이다.
뇌간의 고립핵(nucleus tractus solitarius, NTS) 은 ARC와 마찬가지로 해부학적으로 뇌실 주위 기관인 area postrema에 인접하여 혈액 내 순환하는 호르몬을 수신하 기에 적합하다.
또한 위장관의 포만신호는 미주 구심성 신경 (vagal afferents)을 통해 NTS로 전달된다[13]. 한편, NTS 는 PVN으로부터 광범위한 신경 다발을 수신하거나 반대로 제공하면서, 시상하부와 뇌간 사이 긴밀한 상호작용을 한다 [14].
뇌의 보상(reward) 시스템
쾌락적 섭식(hedonic feeding), 즉 맛있는 음식(palatable food)의 섭취조절에 관여한 다. 다른 중독 행동과 마찬가지로 중변연계(mesolimbic) 도파민성 경로는 쾌락 섭식에 관여한다.
맛있는 음식을 섭취하 면 복측 피개 영역(ventral tegmental area, VTA)에서 측좌 핵(nucleus accumbens)으로 가는 도파민 신경경로가 활성 화된다.
쾌락적 섭식은 대사신호에 의한 조절을 받으나, 포만 신호와 별도로도 작용할 수 있다[15].
외측 시상하부는 ARC 신경세포의 에너지항상성과 관련한 정보와 측좌핵의 보상 관련 신호를 통합하여, 중변연계 도파민성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고 후뇌에 대한 투사를 통해 포만 인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말초신경계
렙틴수용체는 시상하부를 비롯한 뇌의 여러 영역에서 고도로 발현되고[16], 렙틴(ob) 또는 렙틴수용체(LEPR)의 유전 적 결핍은 과식, 활동 저하 및 비만과 관련이 있다.
렙틴은 phosphoinositide 3-kinase (PI3K)를 활성화하고 3-phosphoinositide-dependent protein kinase 1 (PDK1)의 활성화를 유도하여 protein kinase B (PKB 또는 AKT)를 활성화한다. 흥미롭게도, 인슐린신호 전달 경로 역시 렙틴 경로와 수렴하여 PI3K 의 활성화를 통해 체중을 조절하는데[20], 인슐린이 인슐린 수용체에 결합하여 인슐린수용체 기질(insulin receptor substrate)을 활성화하면 PI3K가 활성화된다.
렙틴과 인슐린 이 PI3K-PDK1-AKT를 통해 FOXO1의 인산화를 유도하면 핵에서 세포질로 나가면서 STAT3가 프로모터에 결합하여 POMC의 발현이 증가하고 AgRP가 억제된다.
또한, 렙틴은 도파민 보상 기전을 억제하여 음식섭취를 억제한다. 측좌핵에서 도파민 활성 수준을 감소시켜 중변연계 도파민 선호전달을 억제하고, VTA에서 시냅스 전 렙틴 작용은 도파 민 뉴런으로의 흥분성 시냅스 전달을 억제할 수 있다.
그런데 비만한 사람의 대부분은 오히려 혈중 렙틴의 농도가 상승해 있고, 렙틴의 부족보다 렙틴저항성이 문제이다.
위장관 호르몬
영양소섭취에 따라 장에서 분비되는
- cholecystokinin (CCK)
- peptide YY (PYY)
- glucagon-like peptide-1 (GLP-1)
- glucose-dependent insulinotropic polypeptide (GIP)
- oxyntomodulin (OXM)은 식욕을 억제하는 기능을 하는 반면
- 영양소의 부족에 의해 위에서 분비되는 그렐린(ghrelin)은 식욕을 촉진하는 기능을 한다.
그렐린은 사람 위 저부(fundus)의 P/D1 세포(설치류의 x/ a-유사세포)에서 분비되어 시상하부 섭식중추에 작용하여 음식섭취를 자극하는 호르몬이다. 그렐린은 median eminence를 통해 시상하부에 도달하여 NPY/AgRP 신경세 포의 활성화를 통해 음식섭취를 자극하는 한편, VTA의 도 파민성 뉴런의 활성화를 통해 쾌락 섭식을 자극한다.
그렐린의 수용체 활성을 위해서는 세린 3 잔기에 아실화(acylation)가 필요하고, 그렐린의 아실화를 위해서는 식이 지질이 사용되기 때문에, 이는 그렐린이 영양소섭취에 대한 정보를 뇌에 알리는 센서로 작용함을 시사한다.
CCK는 영양소, 특히 지방의 섭취에 대한 반응으로 장관 내 세포에서 분비되고 CCK1수용체에 결합하면 식사량을 줄임으로써 음식섭취를 줄인다.
PYY는 장관 내 L 세포에서 GLP-1과 함께 분비되고, 활성화 형태인 PYY3-36는 NPY/AgRP 뉴런의 Y2수용체 매개 억제 및 이 에 따른 POMC 뉴런의 활성화를 통해 음식섭취를 줄이는 것 으로 생각된다[29].
GLP-1은 음식섭취에 따라 장관 내 L 세포에서 분비되는 인 크레틴(incretin)으로, GIP와 함께 영양분이 장관 내에서 흡 수되는 동안 분비되어 인슐린분비를 증가시킨다.
GLP-1수용 체는 시상하부의 ARC 및 PVN과 뇌간의 NTS 및 area postrema 등 뇌의 여러 영역에 발현하고, 혈액을 통하거나 미주 신경을 통해 전달된 GLP-1의 신호는 NTS에 수렴하는 것으 로 알려져 있다.
GLP-1은 시상하부 POMC 신경세포를 직접 적으로 활성화하거나 GABA 전달을 통해 NPY/AgRP 신경세 포를 간접적으로 억제하여 음식섭취를 줄이는 신호를 생성한 다[30].
또한 GLP-1은 GLP-1수용체의 활성화를 통해 VTA 에서 측좌핵으로 투사하는 도파민 신경세포의 흥분성 시냅 스 강도를 감소시켜 고지방 음식과 같은 맛있는 음식섭취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GLP-1수용체작용제인 리라글루 타이드(liraglutide)는 2형당뇨병 환자에서 1일 최대 1.8 mg 의 피하주사제로 사용하였고, LEADER (Liraglutide Effect and Action in Diabetes: Evaluation of Cardiovascular Outcome Results) 연구에서 위약 대비 주요 심혈관계 부 작용의 발생률이 더 낮음을 입증하였다.
GIP는 십이지장 점막의 K 세포에서 분비되는 인크레틴으로, 2형당뇨병 환자에서는 GIP의 인슐린분비 효과가 감소하기 때문에 비만 및 당뇨병 치료를 목적으로 한 GIP수용체작용제의 개발은 회의적이었다. 그러나 지속적 아실화 GIP 작 용제는 비만 wild type 및 GLP-1수용체 결핍 마우스에서 체중을 감소시켰고, 말초로 투여 시에는 음식섭취의 감소와 체중의 감소를 유발하나 중추신경계의 GIP수용체 결핍 마우스에서는 음식섭취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35]. 이는 GIP가 중추신경계의 GIP수용체를 통한 신호 전달을 통해 체중에 영향을 미침을 시사한다.
최근에는 GLP-1과 GIP수용체를 동시에 표적으로 하는 다 중 작용제(poly-agonist)의 개발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 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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